황금빛 내인생 마지막회와 박시후 시청률 공약

KBS 2TV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은 30회 방송분에서 처음으로 시청률 41.2%를 기록하며 40%대 벽을 넘은 이후 지난 4일 자체 최고 시청률 44.6%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며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오고 있었다. 그간 주연 캐릭터들의 ‘캐릭터 붕괴’나 막장 전개 등으로 꾸준히 잡음이 발생했음에도 ‘황금빛 내 인생’의 화제성과 시청률이 쌓아올린 성은 견고했다. 하지만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황금빛 내 인생’의 성에도 균열이 생긴 듯 하다. 동시간대 방송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중계도 이 같은 시청률 하락에 한 목 했지만, ‘욕하면서도 궁금해서 본다’던 시청자들의 애증섞인 마음을 결정적으로 등돌리게 한 것은 지난 25일 밝혀진 서태수(천호진)의 암 말기 판정 전개였다.  





이미 ‘황금빛 내 인생’은 지난 1월 방송분에서 천호진의 상상암 판정이라는 황당무계한 전개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빈축을 샀던 바 있다. 암 전조 증상을 느끼곤 삶을 정리하려던 천호진이 가족들의 손에 이끌려 찾아간 병원에서 ‘상상암’ 판정을 받았던 것. 해당 방송 이후 ‘상상암’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등극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지만, 실제 의학계에서 ‘상상암’이라는 병명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현실성 없고 뜬금 없는 스토리 전개라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해당 논란 이후 ‘황금빛 내 인생’ 속 상상암은 비판을 넘어 조롱의 대상이 됐다. 공감력과 현실적인 전개가 요구되는 ‘가족극’을 표방했던 ‘황금빛 내 인생’의 뜬금없는 변주에 시청자들의 배신감과 당혹감은 더욱 컸던 것. 이 같은 여론에 ‘어떻게든 수습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꼈던 걸까, ‘황금빛 내 인생’은 또 한 번 악수를 두며 상황을 악화시켰다.




전날 방송된 ‘황금빛 내 인생’에서는 서태수(천호진)이 말기 암 진단을 받으며 ‘상상암’ 설정을 뒤엎는 반전이 그려졌다. 해당 장면에서 의사는 “왜 전에 발견이 되지 않았냐”는 서태수의 질문에 “위암이라는 것은 몇 가지 종류가 있다. 그 중에서도 바닥에 퍼진 바닥암이라 드물게 조직검사에서 발견되지 않을 수 있는 암”이라고 서태수의 병명을 설명했다.


‘상상암’에 이어 또 한 번 시청자들의 뒤통수를 때린 ‘바닥암’의 등장이었다. 하지만 해당 장면에서 등장한 바닥암 역시 의학계에서 실제로 사용되지 않는 용어인 것으로 알려지며 그 의도에 황당함과 궁금증을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앞서 ‘황금빛 내 인생’이 상상암이라는 황당한 전개로 상당한 파장과 비난을 모았음에도 견고한 시청층이 존재했던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상암’이라는 허구의 설정이 가족애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한 자리에 모두를 모으는 요소라는 것을 애써 이해하려 했던 시청자들 덕분이었다. 하지만 허구의 설정에 대한 비난 뿐만 아니라 겨우 삶에 대한 의지를 찾으며 가족과의 관계를 회복하려 하던 주연 배우에게 억지스러운 위기를 또 한 번 부여한 지금, ‘황금빛 내 인생’은 시청자들의 외면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불러일으켰다.





총 52부작으로 오는 3월 11일 종영을 앞둔 ‘황금빛 내 인생’은 의도를 알 수 없는 황당한 ‘암’ 설정의 번복으로 그간의 영광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잡음만 무성했던 지난 논란들과 달리 이번에는 시청률까지 시청자들의 냉담한 반응이 반영된 상황에서, ‘황금빛 내 인생’이 제목처럼 찬란한 황금빛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우려가 모인다.



WRITTEN BY
레빗데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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